최근 꽤나 까칠까칠 사포를 넘어 고슴도치가 되어 버린 그녀.
자신이 봐도 '싸가지 없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상태 메롱이었다.
이유는 일터에서였다.
홀에 두 명이서 뛰는 바쁜 나날 속에 울컥 해서 울 것만 같던 나날이 계속 되던 어느 날.
일하는 도중에 한국에서 전화가 왔다.
사실 안 받으려다가 혹시나 번역 거리가 드디어 들어오는 건가 싶어서 받았다.
- 모시모시!
실수다.
한국에서 온 걸 확인 하고도 '모시모시'라고 받는 건 정신줄을 놨다는 증거다.
(정신줄 놓으면 일본인한테 한국어로 한국인한테 일본어로 말하는 버릇이 있다.)
- !#$%^%*%#$오빠다.
오빠?
오빠라고 부르는 사람은 동이 오빠 뿐이다…
근데 서울말이 들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다시 확인 했다.
그러자…
- $^(*$%^^@$%^%!
안 들린다고!
여하튼 지겨우니 그만 하고 결과는 동이 오빠였다.
다음 주에 일본에 가게 됐는데 가이드를 요청하셨다.
이보세요.
그런 건 이 주 전엔 얘기 해 줘야 시프트 조절을 하지!!!;ㅂ;
뭐, 그냥 다 뺄 생각이다.
아까 사장이 죽어도 안 된다던데.
알바생이 피곤해 죽어 가던 말던 신경도 안 쓰는 회사에서 회사 사정 봐주라는 것 자체가 구역질이 났다.
근데 알바중인데다가 아침에 시간이 촉박해서 일찍 끊었다.
나중에 연락한다는 말과 함께…
그러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열라 달리면서 했는데도 시간이 부족했다.
1시간 동안 홀 오픈 준비를 혼자한다는 건 역시 무리가 있다.
오픈 시간 정확히 손님들이 두 팀이나 들어온다.
점점 정신이 혼미해져 온다.
오픈준비는 안 됐지,
같이 일하는 애는 이제 와서 뭐가 덜 준비 됐는지 알턱이 없지.
팬만 끄면 천장에서 이상한 기름이 새서 그릇에 막 떨어져 있는데 그 것도 처리 못 해놨지.
음식 네임택도 안 꽂았지.
손님은 맥주 갖다 달라 그러지.
밖에 런치 메뉴판도 안 내 놨지.
할 일은 많고 정신도 없고.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한다.
맥주 주문이 자주 안 들어 와서 잘 모르는 턱에 은근슬쩍 메뉴를 컨닝한다.
역시 삿뽀로 밖에 없다.
걍 가져 오면 끝이다.
맥주를 가지러 가는데 전화가 온다.
젠장.
전화를 받으니 디너 예약 손님이다.
젠장.
바빠 죽겠는데 꼭 이럴 때…
알바생 동료가 지나간다.
'6番に瓶ビールお願いします!’
- 6번 테이블에 병맥 좀 부탁해요.
예약 손님 정보를 메모지에 열라 적는다.
에이씨…
인원수를 모르고 확인을 못 했다.
난감하다.
끊고 전표에 옮겨 적으려는데 동료녀석이 병맥 같다 주라니까 멍하니 서 있다.
'何のビールですか?’
- 어디 맥주요?
정신이 혼미해져 온다.
'瓶ビールに種類あるの?
- 병맥에 종류가 있어?
’はい、ありますよ。確認してください’
- 네 몇 가지 있으니까 확인 좀 해주세요.
지금. 나보고?
바빠 죽겠는데 나보고 확인 하란다.
갑자기 머리의 이성 신경을 관장하는 이성의 신이 썩소를 지으며 끈을 하나 놓아 버린다.
- 나 보고 하라고?
- 네, 주문 받은 사람이 하는 게 여기 룰이에요.
룰?
언제부터 서비스업이 손님을 기다리게 하는 것 보다 룰이 더 우선이 됐었지?
서비스업 아르바이트 여러번 해봤지만 태어나서 저런 헛소린 처음 들어 본다.
일단 바쁘니까 그런 걸 따질 시간이 아니지 않은가.
이래서 스무살 짜리 어린애란 건가.
예약 확인 메모지를 집어 던진다.
본인 밖에 알아 볼 수 없는 메모지의 글들.
어려서 부터 교과서 정리 부터 해서 강의 시간 노트 정리 까지 남이 보면 알아 볼 수 없게 정리하는 게 버릇이다.
그걸 녀석 한테 떠넘길 수도 없는 노릇.
게다가 한국어다.
바닦에 내팽겨쳐 지는 메모지 데구르르 굴러가는 펜.
짜증이 머리 끝까지 쳐 밀려온다.
6번 테이블 앞에 가서 생글생글 웃으며 말한다.
- 손님 정말 죄송한데, 병맥 어떤 거 드시겠어요?
라면서 메뉴판을 내미는데.
역시. 아까 확인 한 대로 병맥은 삿뽀로 밖에 없다.
- 여기 삿뽀로 밖에 없는데?
젠장. 나만 바보 됐다.
울컥 치밀어 오르는데 주방에 가서 병맥 냉장고를 여니 에비스에 삿뽀로에 아사히에 여러 종류가 있긴 있더라.
이거 보고 저 써글 놈이 어떤 거냐며 종류 많다고 확인하라 그랬나 보다.
메뉴 부터 쳐 읽어 이 자식아.
병맥을 넘기고 못 다 한 셋팅을 열심히 하는데 반대편 손님이 또 부른다.
병맥 달란다.
- 삿뽀로 병맥밖에 없는데 괜찮으시겠어요?
- 응. 아무거나 줘.
이가 바득바득 갈린다.
싸늘한 분위기로 일을 마치고,
녀석과 나는 화해를 하는 듯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녀석이 또 날 폭파 시켰다.
-_-ㅋ
어린 놈이 눈치가 없어서 사람이 억지로 짓눌러 참으면서 일 하는 곳이니까 겨우겨우 사과 한 거란 걸 모르나 보다.
열받은 나머지 녀석의 만두를 남겨주지 않고 남은 만두를 다 먹어 버렸다.
아니, 사실은 만두가 많은 줄 알고 다 펏는데 그게 다 더라.
만두가 2층이길래 아랫 층에도 있는 줄 알았는데 페이크였다.<-많아 보이기 위한.
평소에도 많이 먹지만 식판에 정말 운동선수의 밥 처럼 하얀 식판이 안 보일 때 까지 음식을 퍼다가 씹지도 않고 위에 집어 넣기 시작했다.
주방 아줌마 아저씨가 신기하게 쳐다본다.
신기하슈? 나도 신기하우.
다 먹어도 배가고프다.
아니, 열받아서 허기가 진 거다.
분명 밥은 식도 까지 차올라 있었다.
거의 울먹울먹 하면서 일터를 나섰다.
마리의 녹음기를 켜 녹음을 시작한다.
오늘 일을 주절 주절 떠든다.
열받았을 때 먹는 것 보다 좋은 게 열받는 일을 떠드는 거다.
기나긴 메세지를 녹음 후 언니에게로 메일을 보낸다.
후련함이 느껴진다.
실컷 떠들었더니 배가 고파온다.
열을 너무 냈더니 몸에서 음식이 들어오는 데로 다 가져간다.
항상 이노카시라선을 타고 시모키타자와로 가지만,
오늘은 JR야마노테를 타고 신주쿠로 향한다.
사실 이 놈의 알바 때려치고 다른 알바를 구할 작정이었다.
그래서 아무에게도 말은 안 했지만 면접 보러 가는 길.
울그락 불그락 해진 얼굴을 하고 신주쿠에 도착했다.
신주쿠…내겐 일본에서 고향같은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도착하자 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화장실에 잠시 들러 화장을 고치고 나오는데 마리를 놓고 나왔다.
다시 가서 마리를 들고 우산을 놓고 나와 개찰구 까지 빠져 나왔다.
아놔…
그리고 면접을 보러 갔다.
기분 좋게 기분 좋게.
쫄지마 쫄지마.
그리고 바로 채용.
…
아…
두 달 동안 그렇게 면접을 많이 봐도 안 구해지더니.
이력서도 사진도 없어서 전에 쓰고 돌려 받아 온 이력서에 사진 떼어 다가 윗 층 룸메한테 이력서 하나 빌려다 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이력서였다.
ㅠㅠ
눈물이 앞을 가렸다.
아까까진 정말 울것 같이 열받았었는데 기쁨이 넘치는 심장이 신기하기만 했다.
이제 그 디즈니랜드 음식점 안 가도 된다!
만세!
적어도 15일 까지만 일하고 관둘 계획을 짠다.
어떻게 말하고 그만둘지가 관건이다.
당장 내일이라도 관두고 떠나고 싶다.
하지만 마지막 유종의 미를 나눠 줘 보자고 생각한다.
기분에 맑은 기류가 함께 넘실거린다.
왠지 자신이 기특해져서 신주쿠를 돌아 다니다 교통카드 주머니를 구입했다.
예쁘다.
나를 위한 선물이다.
기분이 째지게 좋아져서 가게를 나오는데 비가 온다.
어쩌지 고민을 한다.
그래도 기분이 좋다.
우산을 놓고 왔지만 우산 팔아 채용됐다 생각하니 초 저렴하단 기분에 웃음만 난다.
그러고 앞에 보니 바로 앞에 지하 통로가 있다.
앗싸. 저기 내려가면 분명 오다큐 까지 이어져 있을 거다.
내려갔더니 쇼핑상가 주욱 이어져 있다.
비가 더 많이 오기 전에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냥 쇼핑이 하고 싶어졌다.
가을도 오니까 가을 옷도 좀 봐둬야 할듯 싶고 부츠도 보고 싶고 해서 계속 구경을 하고 놀다가 어느새 오다큐 까지 갔다.
시모키타자와에 도착.
비가 안 온다.
오늘 운 참 좋구나 싶어 열심히 집을 양하는데 빗방울이 떨어진다 싶더니 점점 굵어 질 준비 운동을 하더라.
안타깝게도 녀석들이 준비 운동을 끝낼 때 난 이미 집에 도착했다.
집에 들어가서 수건이랑 속옷 챙겨 샤워 준비를 하는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입가엔 미소가 씌익 드리워진다.
운수 좋은 놈. ㅎㅅㅎ
안녕, 디즈니랜드.
굿바이 미키마우스.
자신이 봐도 '싸가지 없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상태 메롱이었다.
이유는 일터에서였다.
홀에 두 명이서 뛰는 바쁜 나날 속에 울컥 해서 울 것만 같던 나날이 계속 되던 어느 날.
일하는 도중에 한국에서 전화가 왔다.
사실 안 받으려다가 혹시나 번역 거리가 드디어 들어오는 건가 싶어서 받았다.
- 모시모시!
실수다.
한국에서 온 걸 확인 하고도 '모시모시'라고 받는 건 정신줄을 놨다는 증거다.
(정신줄 놓으면 일본인한테 한국어로 한국인한테 일본어로 말하는 버릇이 있다.)
- !#$%^%*%#$오빠다.
오빠?
오빠라고 부르는 사람은 동이 오빠 뿐이다…
근데 서울말이 들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다시 확인 했다.
그러자…
- $^(*$%^^@$%^%!
안 들린다고!
여하튼 지겨우니 그만 하고 결과는 동이 오빠였다.
다음 주에 일본에 가게 됐는데 가이드를 요청하셨다.
이보세요.
그런 건 이 주 전엔 얘기 해 줘야 시프트 조절을 하지!!!;ㅂ;
뭐, 그냥 다 뺄 생각이다.
아까 사장이 죽어도 안 된다던데.
알바생이 피곤해 죽어 가던 말던 신경도 안 쓰는 회사에서 회사 사정 봐주라는 것 자체가 구역질이 났다.
근데 알바중인데다가 아침에 시간이 촉박해서 일찍 끊었다.
나중에 연락한다는 말과 함께…
그러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열라 달리면서 했는데도 시간이 부족했다.
1시간 동안 홀 오픈 준비를 혼자한다는 건 역시 무리가 있다.
오픈 시간 정확히 손님들이 두 팀이나 들어온다.
점점 정신이 혼미해져 온다.
오픈준비는 안 됐지,
같이 일하는 애는 이제 와서 뭐가 덜 준비 됐는지 알턱이 없지.
팬만 끄면 천장에서 이상한 기름이 새서 그릇에 막 떨어져 있는데 그 것도 처리 못 해놨지.
음식 네임택도 안 꽂았지.
손님은 맥주 갖다 달라 그러지.
밖에 런치 메뉴판도 안 내 놨지.
할 일은 많고 정신도 없고.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한다.
맥주 주문이 자주 안 들어 와서 잘 모르는 턱에 은근슬쩍 메뉴를 컨닝한다.
역시 삿뽀로 밖에 없다.
걍 가져 오면 끝이다.
맥주를 가지러 가는데 전화가 온다.
젠장.
전화를 받으니 디너 예약 손님이다.
젠장.
바빠 죽겠는데 꼭 이럴 때…
알바생 동료가 지나간다.
'6番に瓶ビールお願いします!’
- 6번 테이블에 병맥 좀 부탁해요.
예약 손님 정보를 메모지에 열라 적는다.
에이씨…
인원수를 모르고 확인을 못 했다.
난감하다.
끊고 전표에 옮겨 적으려는데 동료녀석이 병맥 같다 주라니까 멍하니 서 있다.
'何のビールですか?’
- 어디 맥주요?
정신이 혼미해져 온다.
'瓶ビールに種類あるの?
- 병맥에 종류가 있어?
’はい、ありますよ。確認してください’
- 네 몇 가지 있으니까 확인 좀 해주세요.
지금. 나보고?
바빠 죽겠는데 나보고 확인 하란다.
갑자기 머리의 이성 신경을 관장하는 이성의 신이 썩소를 지으며 끈을 하나 놓아 버린다.
- 나 보고 하라고?
- 네, 주문 받은 사람이 하는 게 여기 룰이에요.
룰?
언제부터 서비스업이 손님을 기다리게 하는 것 보다 룰이 더 우선이 됐었지?
서비스업 아르바이트 여러번 해봤지만 태어나서 저런 헛소린 처음 들어 본다.
일단 바쁘니까 그런 걸 따질 시간이 아니지 않은가.
이래서 스무살 짜리 어린애란 건가.
예약 확인 메모지를 집어 던진다.
본인 밖에 알아 볼 수 없는 메모지의 글들.
어려서 부터 교과서 정리 부터 해서 강의 시간 노트 정리 까지 남이 보면 알아 볼 수 없게 정리하는 게 버릇이다.
그걸 녀석 한테 떠넘길 수도 없는 노릇.
게다가 한국어다.
바닦에 내팽겨쳐 지는 메모지 데구르르 굴러가는 펜.
짜증이 머리 끝까지 쳐 밀려온다.
6번 테이블 앞에 가서 생글생글 웃으며 말한다.
- 손님 정말 죄송한데, 병맥 어떤 거 드시겠어요?
라면서 메뉴판을 내미는데.
역시. 아까 확인 한 대로 병맥은 삿뽀로 밖에 없다.
- 여기 삿뽀로 밖에 없는데?
젠장. 나만 바보 됐다.
울컥 치밀어 오르는데 주방에 가서 병맥 냉장고를 여니 에비스에 삿뽀로에 아사히에 여러 종류가 있긴 있더라.
이거 보고 저 써글 놈이 어떤 거냐며 종류 많다고 확인하라 그랬나 보다.
메뉴 부터 쳐 읽어 이 자식아.
병맥을 넘기고 못 다 한 셋팅을 열심히 하는데 반대편 손님이 또 부른다.
병맥 달란다.
- 삿뽀로 병맥밖에 없는데 괜찮으시겠어요?
- 응. 아무거나 줘.
이가 바득바득 갈린다.
싸늘한 분위기로 일을 마치고,
녀석과 나는 화해를 하는 듯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녀석이 또 날 폭파 시켰다.
-_-ㅋ
어린 놈이 눈치가 없어서 사람이 억지로 짓눌러 참으면서 일 하는 곳이니까 겨우겨우 사과 한 거란 걸 모르나 보다.
열받은 나머지 녀석의 만두를 남겨주지 않고 남은 만두를 다 먹어 버렸다.
아니, 사실은 만두가 많은 줄 알고 다 펏는데 그게 다 더라.
만두가 2층이길래 아랫 층에도 있는 줄 알았는데 페이크였다.<-많아 보이기 위한.
평소에도 많이 먹지만 식판에 정말 운동선수의 밥 처럼 하얀 식판이 안 보일 때 까지 음식을 퍼다가 씹지도 않고 위에 집어 넣기 시작했다.
주방 아줌마 아저씨가 신기하게 쳐다본다.
신기하슈? 나도 신기하우.
다 먹어도 배가고프다.
아니, 열받아서 허기가 진 거다.
분명 밥은 식도 까지 차올라 있었다.
거의 울먹울먹 하면서 일터를 나섰다.
마리의 녹음기를 켜 녹음을 시작한다.
오늘 일을 주절 주절 떠든다.
열받았을 때 먹는 것 보다 좋은 게 열받는 일을 떠드는 거다.
기나긴 메세지를 녹음 후 언니에게로 메일을 보낸다.
후련함이 느껴진다.
실컷 떠들었더니 배가 고파온다.
열을 너무 냈더니 몸에서 음식이 들어오는 데로 다 가져간다.
항상 이노카시라선을 타고 시모키타자와로 가지만,
오늘은 JR야마노테를 타고 신주쿠로 향한다.
사실 이 놈의 알바 때려치고 다른 알바를 구할 작정이었다.
그래서 아무에게도 말은 안 했지만 면접 보러 가는 길.
울그락 불그락 해진 얼굴을 하고 신주쿠에 도착했다.
신주쿠…내겐 일본에서 고향같은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도착하자 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화장실에 잠시 들러 화장을 고치고 나오는데 마리를 놓고 나왔다.
다시 가서 마리를 들고 우산을 놓고 나와 개찰구 까지 빠져 나왔다.
아놔…
그리고 면접을 보러 갔다.
기분 좋게 기분 좋게.
쫄지마 쫄지마.
그리고 바로 채용.
…
아…
두 달 동안 그렇게 면접을 많이 봐도 안 구해지더니.
이력서도 사진도 없어서 전에 쓰고 돌려 받아 온 이력서에 사진 떼어 다가 윗 층 룸메한테 이력서 하나 빌려다 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이력서였다.
ㅠㅠ
눈물이 앞을 가렸다.
아까까진 정말 울것 같이 열받았었는데 기쁨이 넘치는 심장이 신기하기만 했다.
이제 그 디즈니랜드 음식점 안 가도 된다!
만세!
적어도 15일 까지만 일하고 관둘 계획을 짠다.
어떻게 말하고 그만둘지가 관건이다.
당장 내일이라도 관두고 떠나고 싶다.
하지만 마지막 유종의 미를 나눠 줘 보자고 생각한다.
기분에 맑은 기류가 함께 넘실거린다.
왠지 자신이 기특해져서 신주쿠를 돌아 다니다 교통카드 주머니를 구입했다.
예쁘다.
나를 위한 선물이다.
기분이 째지게 좋아져서 가게를 나오는데 비가 온다.
어쩌지 고민을 한다.
그래도 기분이 좋다.
우산을 놓고 왔지만 우산 팔아 채용됐다 생각하니 초 저렴하단 기분에 웃음만 난다.
그러고 앞에 보니 바로 앞에 지하 통로가 있다.
앗싸. 저기 내려가면 분명 오다큐 까지 이어져 있을 거다.
내려갔더니 쇼핑상가 주욱 이어져 있다.
비가 더 많이 오기 전에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냥 쇼핑이 하고 싶어졌다.
가을도 오니까 가을 옷도 좀 봐둬야 할듯 싶고 부츠도 보고 싶고 해서 계속 구경을 하고 놀다가 어느새 오다큐 까지 갔다.
시모키타자와에 도착.
비가 안 온다.
오늘 운 참 좋구나 싶어 열심히 집을 양하는데 빗방울이 떨어진다 싶더니 점점 굵어 질 준비 운동을 하더라.
안타깝게도 녀석들이 준비 운동을 끝낼 때 난 이미 집에 도착했다.
집에 들어가서 수건이랑 속옷 챙겨 샤워 준비를 하는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입가엔 미소가 씌익 드리워진다.
운수 좋은 놈. ㅎㅅㅎ
안녕, 디즈니랜드.
굿바이 미키마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