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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은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와 함께 구입한 이 책.
제목은 그다지 끌리지 않는데 왠지 더 끌렸던 건 에쿠니 가오리 책을 읽을 때 마다 뒷 표지나 앞 표지에 써 있는 문구에 이 책이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무라사키 시키부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반짝반짝 빛나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읽는 내내 처음으로 원어로 읽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 책이다.
아직 드라마나 영화 보는 것 만큼 읽는게 능숙하지는 않아서 번역본에 의존하는 나로선 굉장한 일이었다.
일본에 가면 이 책 부터 사 볼 예정이다.

예전엔 그냥 다 뛰어 넘고 책의 본론만 쭈욱 읽었었는데 언제 부터인가 머릿말 부터 후기 역자의 글 까지 다 읽는 버릇이 생겼다.
어떻게 이 글을 쓰게 됐는지,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읽었으며, 어떻게 옮길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게 다 궁금해졌다.
그걸 알고 보는 거랑 모르고 보는 거랑, 후기를 읽는 거랑 내 기분만 가지는 거랑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쪽이 더 좋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평범한 연애 소설.
작가의 머릿말에서 써 있는 저 대목으로 그런가 보다 하고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설정부터거 좀 평범하진 않았다.
'머릿말에 낚였나!'하고 주춤 하며 쭈욱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평범한 사랑을 그린 이야기가 맞았다.
내용만 대충 읽는 사람들은 '뭐야 이거?'라 할성 싶은 이야기.
쇼코의 마음, 곤의 마음, 무츠키의 마음 그리고 그 가족들의 마음 전부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읽었다.
내겐 그럴 필요가 있는 글이었다.

감정이 메말랐구나 싶을 정도로 사랑이야기에 반응이 없던 나는 그래서인지 연애소설을 잘 안 읽는 편이었다.
근데 정말 오랜만에 두근두근 거리는 가슴으로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게 된 책이었던 것 같아 기분좋았다.

오랜만에 후기에다가 네타(스포일러)를 미친듯이 살포하고 싶어지는 책.
하지만 그러기 싫은 내 버릇.
요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글 쓰는데 시간이 무진장 가버렸다.ㅎㅅㅎ

그다지 내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던 '사랑'이란 단어에 대해 조금 씩 생각해 보았다.
'사랑' 뭔지도 모르겠고 왜 하는지도 모르겠고 왜 사람들이 그걸 어떠한 특정한 단어의 굴레에 넣으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내가 봤을 때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일반인들의 사랑을 보고만 있어도.
배려나 서로에 대한 신뢰 보다는 욕심과 집착이 훨씬 많아 보였다.
특히나 드라마에서는 단지 다들 하니까 결혼을 하는 걸로 밖에 안 보인다.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 사회의 시각, 자격지심에 대한 방패가 연애고, 결혼으로 보일 때가 많다.
물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아닐 거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계속 사랑을 하고 그 감정에 주체하지 못할 마음을 키워나가기도 한다.

그런 수 많은 습관처럼 세상에 번져있는 사랑 이야기.
소재도 무궁무진 하고 표현도 넘쳐나지만,
에쿠니 가오리 씨가 이 책에서 표현한 '사랑'은 그야말로 태초에 배우는 '사랑'이란 감정이 무엇인지 잘 표현해 준 것 같다.
욕심에 더렵혀 지고, 집착이란 감정에 잃어버린 진짜 '사랑'이 거기에 있었다.
그 마음 뿐만 아니라, '사랑'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두 가지 행동을 똑바로 지시해 주고 있었다.
'믿음'과 '배려'다.
다소 위험할 수 있는 이 세 사람의 관계에는 그 두 가지가 철저하게 존재하고 있어서 절대로 그 마음이 허물어 질 수 없을 것 같았다.

반짝반짝 빛나는 상세보기
에쿠니 가오리 지음 | 소담출판사 펴냄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작가로 불리는 에쿠니 가오리의 장편소설. 열흘 전에 결혼한 쇼코와 무츠키. 이 부부는 아내는 알코올 중독자이고 남편은 호모이다. 남편에게는 물론 남자 애인이 있으며 따라서 부부임에도 일상적인 사랑의 감정과 표현을 교류하지 못한다. 어쩌면 필연적인 어긋남으로 인해 숱한 감정의 분화와 진화를 겪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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いつか記憶からこぼれおちるとしても

제목만 보고 사고 싶었던 책이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최근들어 내 머릿속에서 많이 맴돌던 대사다.
요새들어 웃는 일이 많아져서 그 웃는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 알게 된 것 같다.
항상 웃을 일이 많을 땐 몰랐는데 한번 힘들고 나니까 사람들과 함께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그 것은 TV쇼를 보면서 박장대소를 하는 것 과는…
만화책을 보면서 미친듯이 깔깔 대는 것 과는 다르다.
웃음의 차이를 느껴본 사람이라면 다들 알 것이다.
뭐 의학적으로 썩소 마저도 엔돌핀이 활성화 된다느니 해서 웃음은 다 똑같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웃 을때 근육이 느끼는 감각이랄까? 뇌가 느끼는 감각이랄까?
사뭇 다르다.
그래서 요새 나리랑 언니랑 셋이서 잠들기 전에 이불 위에서 꺄르르르 웃어대는 시간이라던가,
지영이 언니를 만나서 맛있는 걸 먹으면서 즐거워 하는 시간이라던가…
대학 동기들, 혹은 중고등 학교 친구들을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웃을 수 있는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했다.
언젠가 내가 왜 웃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날이 오더라도,
내가 지금 정말 행복하다는 기분은 인지하고 싶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그래서 내가 느낀 그 감정을 보여주는 소설일 줄 알았다.
서두에서 내가 말이 많아서 저런 이야기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이야기는 정말 에쿠니 가오리 답게 기억에서 지워질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었다.
언젠가 기억에서 지워질 이야기들.
나는 인지하지 못 했다.
기분 좋은 일들을 기억하려고 애썼지만, 일상 적인 일들은 그냥 내버려 뒀던 것 같다.
소중하다고 느껴본 적도 없다.
기억에 있어야 할 기억들을 위해 그 아이들은 캔슬 해버리는 편이 훨씬 편하다고 느끼기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7살 꽃다운 나이를 회상케 만들고, 그 시절로 되돌아갔다 오는 환상을 주는 그런 소설이 아니었다.
단지 기억에서 지워질 일상의 이벤트를 이어가는 6명의 소녀들의 이야기였다.
분명 나도 무언가를 잃고, 잃고, 잃고를 수 없이 반복해 왔을 거다.
어쩌면 내가 잃어버린 그 무언가는 그 시절에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 었을지도 모르고,
정말 별거 아니었을 지도 모르고,
나만이 간직하고 싶었던 순수함이 가진 비밀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억에서 이미 사라졌다.

그런 일상을 캣치해 내고 그 이야기를 소설로 써 낸 에쿠니 가오리 라는 작가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었다.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소재없이 이어가는 이야기들.
일본 여류작가들의 매력일런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상세보기
에쿠니 가오리 지음 | 소담출판사 펴냄
열일곱 살, 여고생들의 섬세한 이야기들 <냉정과 열정사이>, <반짝반짝 빛나는>, <도쿄 타워>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집. 의미조차 규정할 수 없는 감정과 경험들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소녀들의 성장통을,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세련된 화법으로 들려주고 있다. 이번 단편집은 버스에서 묘령의 여인 치한을 만나지만 아무런 느낌도 갖지 못해 불감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손가락>, 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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つめたいよるに

 어느날 언니가 인터넷 쇼핑을 하다가 장바구니에 넣어 놓고 실수로 산 책이다. 나중에 사야지 하고 넣어 뒀다가 완전 잊고 있었는데, 다른 걸 사러 갔다가 같이 결제해 버린 책이라고 했다.

그리고 택배로 날라온 이 책. 솔직히 기대도 안 한 업둥이 같이 생각했었는데 도착하고 보니 에쿠니 가오리 책이었다. 여기서 살짝 기대하고 있다가 먼저 읽어 본 가족들이 다들 좋다고 해서 나도 냉큼 읽어 봤다.

에쿠니 가오리 씨 책은 항상 술술 잘 읽혀서 좋아한다. 깊이 생각할 것도 없고 쉽게 빠져들지도 않은 채로 감각만을 남겨 놓고 스리슬쩍 책장의 마지막 장을 넘길 수 있다.

이렇게 어렵지 않다는 점도 있지만, 그런 면에서 가볍기만 한 책은 또 아니라는 거다.

일본 소설 중에 처음으로 선물 받았던 책이 에쿠니 가오리 씨의 호텔 선인장이었다. 그 때 한창 텍스트 울렁증이 있어서 책을 잘 못 읽던 때였는데 대도 굉장히 재미있게 끝까지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런지 에쿠니 가오리 씨 책은 그냥 제목만 보고도 사고 싶어 지게 됐다.

이 단편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한 단편은 '맑게 갠 하늘 아래'였다.
솔직히 그 사랑을 공감할 나이도 아니고, 죽음의 경계를 거쳐본 적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그 단편이 마음에 계속 남아서 그 이후의 단편은 감동이고 뭐고 없을 정도였다.
서두와 서말에 반복 되는 그 할아버지의 구절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 구절을 서말에서 다시 만나 읽는데 가슴이 찡해져 왔다.
옛날엔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봄에 대한, 그러니까 벗꽃이 날리는 맑은 날의 정오가 정말이지 애틋한 삶의 경계에 서있다는 기분을 이제는 조금 아주아주 조금 알것 같은 기분이다.


차가운 밤에(양장본) 상세보기
에쿠니 가오리 지음 | 소담출판사 펴냄
에쿠니 가오리 신작 단편집! <냉정과 열정사이>, <반짝반짝 빛나는>, <도쿄 타워>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소설. 차가운 밤에'와 '따스한 접시'라는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두 파트에 총 21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 특유의 동화적 상상력과 유연하고 절제된 묘사, 삶과 죽음에 대한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이 돋보인다. 전반의 '차가운 밤에'에 수록된 9개의 단편은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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