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뉴욕 여행을 가던 언니는 일본을 경유해 나에게 책을 두 권 주고 갔다. 한 권은 '도쿄까페'라는 책과 한 권은 오쿠타 히데오의 공중그네였다.
공중그네… 유명한 책이다. 하지만 읽기를 보류하고 있었달까… 책 읽는 재미에 빠지자 마자 일본에 오는 바람에 미쳐 못 읽고 온 책이다.
사실 받자마자 읽지 못 했다. 7월 말이 되서야 읽게 된 건. 아까워서였다. ㅠㅠ
그러다 읽게 된 이 책.
베스트셀러는 이유가 있나보다. 소설 책을 보면서 이렇게 유쾌하게 재미있었던 것도 오랜만이다. 사람의 심리상태를 이 것 저 것 상황과 대사에 빚대어 생각할 필요도 없이 공감되어 왔다.
한 정신병원 의사를 중심으로 그를 찾아 오는 손님들은 각자 공통된 심리적 병을 안고 온다.
최고에 가까운 최고가 아닌 2인자들이 최고가 되기 위해 격는 심리적 불안감일까? 나는 아직 격어 보지 못 한 심리적 자기 압박이었다. 각기 다른 증상으로 보이고 있지만, 모두 웃으면서 결론을 맞아하고 그 후에 최고가 되었는지 계속 치료를 받고 있는지 어떻게 되었는지는 백설공주와 왕자님이 행복하게 살았다는 속보로 핫이슈 메이커 자리를 꽤찬 카더라 통신에 맞겨두자.
다른 정신병에는 위험할지도 모르겠지만, 자기 억압 족쇄가 가져오는 이 심리적 병은 이라부 박사의 치료 방법이 적절하지 않나 싶다.
그는 환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재미있다'라는 이유로 괴짜 행동을 보이면서 환자가 숨기고 싶은, 치부를 간파해 낸다. 그럼으로 해서 환자들은 '후련감'을 되찾는다.
'나는 이러하다. 이렇게 살아야만 한다' 라는 억압감. 자신은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은 일탈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재미있게 보면서 여러가지로 내 모습을 다시 보게 되고 생각하게 해 준 소설이었다. 어쩌면 나도 지난 2개월간 '나는 이러해야만 한다'라는 억압으로 나를 누르고 있었을런지 모른다. 말도 안 돼는 소리로 자기 합리화를 시켜 존재하려 했었는지도 모른다.
요새 제일 많이 하는 말. - 일지매가 끝났어;ㅂ; 어지간히 아쉽다. 정말 일주일 씩 기다려서 보는 드라마는 보는 곤욕 보다 끝났을 때의 아쉬움과 허망함이 크다. 그래서 몰아 볼라 그랬는데-_ㅜ 정말 사람 미치게 만드는 드라마다.
저 위에 야라횽 그림을 출력해다 뜯으면서 놀고 싶을 지경이니까.
그 동안 멋진 드라마 만들어 주신 모든 스탭&배우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며, 더불어 누구 보다도 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더 재미있게, 재탕 3탕을 해도 재미있게 만들어 준 디씨인사이드 갤러들에게 감사의 말을 보낸다. 내가 놓치는 부분 까지 다 잡아 주고, 그냥 넘겼을 화면 하나하나를 잘 꼬집어 준 폐인급 갤러들의 힘으로 이 드라마를 훨씬 즐겁게 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솔직히 눈팅만 해서 디씨인사이드를 거론하긴 좀 그렇지만, 멋진 뮤비, 레전드급 상플, 국보급 그림들과 각종 캡쳐와 은밀한 자료를 공유해 준 모든 갤러횽들. 정말 사랑해요.
일지매… 처음 볼 땐 정말 어린 겸이가 울 때 같이 울고 혼자 방음도 안 되는 자췻방에서 소리 안 새게 하려고 끄윽끄윽 거리면서 봤었다. 제일 많이 울었던 건 어린 겸이가 꼭 살아 남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어머니에게 돌을 던질 때… 어머니의 연기를 보면서 울고 울던 어린 겸이를 보면서 울고… 그 충격으로 기억 마저 잃어 버린 겸이를 보고 애틋해지고… 정말 어떻게 사람 인생이 저렇게 꼬일 수가 있나 싶은 설정이었다.ㅜㅜ 역시 영웅은 그냥 만들어 지는 게 아니구나 싶으면서도, 드라마 초반부터 울려줘서 경건해 진 마음 속에 13년 후의 남문 사는 귀염둥이 용이는 참으로 이질감을 주었다.
'쟤 언제 포스터 처럼 변해?'
뭐 저 생각도 많이 했었지.
쇠돌이의 자식 사랑과, 표현하진 않지만 정말 정이 많고 따뜻한 일편단이… 얄밉지만 자식 사랑은 쇠돌이 못지 않았던 변식 대감과, 용이가 캐릭터 변신을 시작하면서 귀염둥이 캐릭터를 가로 챈 시완 도령. 용이 만큼 아픔이 많아 그래서 외로운 잘생긴 시후 도련님. 맘씨 착하고 그저 예쁜 은채 아씨. 터푸한 사랑이 매력적인 봉순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공갈 아제. 사랑의 아픔을 일어 선 심덕아짐. 어딜 가나 사랑 받는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착한 대식이와, 유일하게 똑똑한 간지 좔좔 흘려주던 흥견성님. 지매의 든든한 후원자 아줏가리파. 자신을 지키기 위해 쓰러지지 않기 위해 잘 못 된 선택을 한 인조와 사천과 기타 등등들. 다들 완소한 캐릭터 들이다.
캐릭터 제대로 잘 잡아서 끝까지 멋진 드라마 만들어 주신 작가님들과 잘 표현해 주신 배우님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을 정도다.ㅜㅜ
중독성 강한 음악으로 아직도 뭉클하게 만드는 요시마타 료 씨. 가사를 다는 모르지만 울다 웃다만 미친듯이 부르게 만드는 효신 씨. 역시 음악의 힘은 대단하다. 드라마에 정말 잘 어울리는 음악들이라 이 드라마가 더 탱탱하고 쫄깃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드라마 랄까 보는 이의 심장을 그저 5월 5일 어린이날 마다 하늘로 솓아 오르는 헬륨먹은 풍선 마냥 탱탱하게 만들어 줬다.
드라마 그림부터 소품들 까지 정말 예쁘고, 배경들도 어찌나 신경을 많이 썼는지…
참 하나하나 버릴 게 없는 드라마였다.ㅜㅜ
일본 까지 온 날 한류 오덕으로 만든 드라마. (웃기지 마 그 전 부터 한류 오덕이었어.) 이런 드라마가 한국에 있어서 참 뿌듯하다.;ㅂ;
끝나서 무진장 아쉽고, 그래서 드라마가 끝나도, 마치 영화가 너무 감동적이어서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영화관이 밝아 지고 아줌마 청소하러 들어왔는데도 못 일어 나는 관객 처럼… 디시인사이드 매화갤러리를 떠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본다. (…)
근데 이건 비단 나 뿐만은 아닌 것 같다. 이 후기를 쓰면서 몇 번을 매화갤을 드나들고 있는데… 글 쓰는 동안 희봉성이랑 대식횽이 왔다 갔다. (죠져 주세요*-_-*) 다들 아쉽군하? 그러니까 백수 된 용이 횽도 눈팅 그만 하고 글 좀 쌔워 주면 안 되겠늬? (불가사리급 슈퍼스타니까-나도 내가 무슨 소릴 하는 지 몰라.)
ㅎㅅㅎ
뭐 시청률에 1%도 도움 안 된 나 따위도, 만드느라 고생한 제작진도, 본방 사수하느라 고생한 수 많은 시청자들도… 모두 그리움이 많이 남는 애작인 것 같다.
이 드라마를 보게 된 것은, 얼마 전 블로깅 했듯이 일지매를 본 후였다. 그저 심심풀이로 본 드라마의 허전함을 채우며 일지매의 '이준기'가 주연한 드라마 이기도 했고, 본방을 할 때 부터 보고 싶었던 드라마였다. 그 땐 그다지 한국 드라마에 관심이 없어서 볼까 말까 하다가 패쓰해뒀었다.
내가 한국 드라마를 본방사수해 가면서 보게 된 게 '태왕사신기'가 시작이었으니까 그 전의 드라마인 개늑시는 확실히 안 땡겼던 것 같다. (한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고 얼마 안 되서 일본에 왔더니 한류 오덕이 되더라.)
개와 늑대의 시간 해질녘… 모든 사물이 붉게 물들고, 저 언덕 너머로 걸어 오는 실루엣이, 내가 기르는 개인지 나를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 이 때는 선도 악도 없는, 모두 붉을 뿐이다.
아마도 '이준기'라는 배우에 빠지게 된 것은 개늑시의 힘 만이라고도 하기 힘들고, 일지매라는 드라마의 힘이라고 하기도 힘든 것 같다. 일지매를 보다가 개늑시를 봤을 때의 시너지 효과+수현/케이-겸이/용이 라는 캐릭터 갭이 만들어 준 효과일 듯 하다. 아마도 일지매를 보지 않고 개늑시만 봤다면 배우는 뒤로 하고 그냥 좋은 드라마였다 라고 생각하고 넘겼을지도 모른다. 이 드라마가 좋은 이유는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와 탄탄한 스토리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준기'라는 배우를 알게 해 준 드라마라는 점 좋은 드라마였던 것 같다. 뭐 그 전엔 몰랐다곤 할 수 없지만(당연하지 왕남으로 얼마나 떴는데…),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인지 얼굴만 반반한 배우인지, 줄 잘 탄 배우인지 뭐 아예 관심조차 없었기 때문에 이름이랑 얼굴만 알지 전혀 몰랐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는 짧다. 20화 넘어가는 드라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넘어 간다 해도 탄탄한 스토리를 유지한다면 모를까 그냥 인기 많으니까 질질 끌면 드라마의 맥도 떨어지고 감도 떨어지고 남는 건 인기로 얻은 시청률과 제작자들의 인센티브 뿐이리. 딱 좋을 16화에 끊어 주고,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연기자들의 연기도 좋아서 보고 또 봐도 질리질 않는다.
화면 면에서도 국정원 세트라던가, 방콕 로케 촬영이라던가 여러가지로 완성도가 높아서 눈살이 찌푸러질 일도 없었다. 우리나라 드라마의 배경 완성도는 정말 감격을 자아내게 만들 정도 인 것 같다. 화면을 위해서 중심에 선 주인공을 내새우기 보다는 작품 전체를 위해 예산을 아끼지 않는 촬영 베리 굿이다.
화려한 액션신도 많았는데 몸을 사라지 않는 연기자들의 연기며, 적절한 배경 음악 등등 다들 마음에 들었다//ㅅ//
연기자들 이야기를 하자면, 뭐 이준기의 2중 연기가 최고였다고 하고 싶지만, 확실히 워낙에 다들 최고의 연기를 보여 줘서 지적할 것도 없는 듯. 으흥으흥 (지적 할 것도 없겠지 네가 연기를 알아? OTL)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드라마가 많은데… 그냥 지나치는 게 더 많은 것 같아서 아쉽다. 예전엔 항상 비슷한 스토리에 비슷한 얘기들이 판을 칠 시기가 있어서 그 때 부터 한국 드라마를 안 보기 시작했는데, 정말 작년 부터일까 재 작년 부터 일까 좋은 작품들이 TV안에 가득한 것 같다.
오랜만에 드라마 하나를 다 봤다. 1화 부터 마지막 화 까지 쳐달린 것도 오랜만이다. 아님 처음일지도? ㅎㅅㅎ 한국 드라마는 본방사수 위주다 보니 한 두 화 못 보는 날이 꼭 생기거나 1화 부터 본 드라마가 끝까지 재밌던 적도 없었고, 그닥 따로 좋아하는 스타도 없어서 챙겨 보는 것도 없었다.
그나마 쾌도 홍길동이 내 인생 첫 1화~최종화를 쳐 달린 드라마가 될 뻔 했었다. 마지막 화 보고 나면 꼭 리뷰 써야지 라고 생각할 정도로 재밌게 봤었는데, 안타깝게 그 드라마 23화 까지 밖에 안 봤다.(24화 종결) 열심히 보던 도중에 13화 부터였나? 일본에 와 버리면서 다운 받아 봤었는데 하도 24화 평이 안 좋아서 그냥 안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제와서 다시 보려니 사실 내가 왜 그 드라마를 좋아했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그래서 난 후기를 꼭 써야 하는 거다.
최근 들어 일드 보다 한드를 더 좋아하게 되서 여러개 본 것 같은데, 그래도 온에어 처럼 미친듯이 다운 받고 다운 받아서 본 적은 없었다.
온에어 이야기는 언니가 많이 해줬었다. 진짜 재밌다고 꼭 보라고 하는데 사실 안 끌렸다. 드라마던 뭐던 긴 건 보기 시작 할 때가 제일 힘들다. 특히 난 한국 드라마 못 보는 이유가 재밌으면 연장 하는 바람에 내용이 늘어 지는 걸 엄청 싫어한다. 미드는 그냥 길어서 안 본다. 물론 온 에어도 후반에 내용이 늘어져서 미친듯이 스킵 하면서 봤지만, 그래도 끝까지 재밌게 본 것 같다.
10화 이후엔 박용하가 화낼 표정만 지어도 왠지 대사만 알면 똑같이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더라, (소리지르면서 맨 마지막 어말만 더 내질러 주기.) 부리부리 눈 뜨고 턱 들어주고 콧소리 내면서 비꼬는 송윤아 씌(김제동 버전 '송'에 포인트)는 언젠가 따라해 보고 싶다. 저럼 진짜 기분 나쁠까 싶어서. 후훗
웃기는 대사도 많았고 드라마 자체도 참 재미있었지만, 역시 이 드라마의 매력이라면 까메오가 아닐까 싶다. 첫 화 이효리로 시작해서 중간에 김제동 씨의 사심 고백을 거쳐 하인즈 워드 까지.
하지만 내가 더 재미있었던 건 그런 것들 보다도 잠깐 잠깐 보이는 그 곳의 풍경이었다.
SBS 일산
음~ 처음엔 눈이 쌓여 있었고, 점점 눈이 녹아 꽃이 피고 녹음이 푸르러졌다. 그리고 여름이 왔다. 그리고 이 곳을 떠났다.
다시는 갈 일이 없을 것 같다.
아직도 저 문을 열면서 2층을 힐끔 쳐다 보고 계단을 올라 들어서던 교실의 풍경이… 아침 인사를 하며 맞아 주던 언니들이… 4월 까지 추운 날씨에 따뜻함을 전해 주던 히로시가… 사물함 가득한 과자들이…
이젠 다 추억인가 보다.
마치 10년 전의 이야기를 하던 연옥이의 일기를 읽는 듯 머나먼 추억이 되어 가고 있는데, 생각해 보면 바로 1년 전의 내가 서 있던 곳이다.
청춘의 풍파가 함께 하던 그 때. 아직도 난 내 길을 찾지 못해 외국 까지 나와서 헤메고 있지만, 그래도 난 저기 있던 날 후회 하지 않는다. 난 그게 최선이었고, 그게 나의 한계였다. 지금은 그 한계를 뛰어 넘는 최선을 배우고 있고, 더 성장해야만 한다.
나를 웃겨 주고, 나를 추억에 빠지게 해 주고, 4명의 주연 배우에 푹 빠지게 해 준 이 드라마. 방송국 일에 흥미를 갖게 해 준 이 드라마.
여하튼 뭔지도 모르고 언니가 열라 보고 DVD로 굽더니 일본가서 보라면서 나한테 넘겼다. 일본 가서 심심하고 다운로드 속도도 안드로메다 급이라 그래서 낼름 노트북 CD방에 집어 넣어왔다. 하루에 한 편씩 혹은 두 편씩 보면서 지루한 일본 생활을 보냈다.
일단 드라마 자체가 처음 보는 새로운 나라의 드라마라는 기분이 전혀 안 들어서 신기했다. 우리나라/미국/일드 중 한 곳을 닮아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미드는 아닌 것 같지만. ㅎㅅㅎ 깔리는 배경이라던가 캐릭터의 성향이 극으로 치닫는 다던가 하는 건 한국이랑 일본을 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잘은 모르겠지만 전혀 거부감 없이 시작된 첫 드라마였다.
소재 자체는 10대들의 생활이야기라서 더 거부감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그도 그럴 것이. 이 드라마에서 애들 생활이 우리 나라의 10대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 재미있었다. 완전 다르게 생긴 애들인데 생각하는 거나 가끔 철없어 보이는 행동들이 내 10대가 그렇듯, 요즘 10대 들이 그렇듯 비슷비슷해 보였다. (극단적으로 비유해서 '우리 대마 안 해'이런 걸 비교하면 도의 차이가 있다.)
겁없이 덤비는 거나, 놀고 싶고, 연애하고 싶은 마음 같은 거나… 철 없이 까부는 것 까지 정말 지구 반대편 애들도 똑같구나 라는 생각에 끝까지 재미나게 볼 수 있었다.
뭐 그런 점이 재미있었고, 드라마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첫 화 시작부터 끌렸던 건. 주인공 토니가 늠흐늠흐 잘 생겼다는 거?*-_-* 어우 어쩜 저리 고운 10대가 있는고~! 라는 감탄사로 시작해서 감탄사로 끝나게 한 드라마. 역시 드라마엔 얼굴 마담 한 명 정도 있어 줘야 재미가 2배가 되는 듯 하다. 홍길동과 태왕사신기가 나를 즐겁게 해줬듯이. 후훗 물론 아무리 잘생긴 배우가 나와도 드라마가 재미 없으면 절대 못 보겠지만 있음 좋지 아니한가. 예전엔 여자 배우가 예뻐서 끝까지 재미를 더해 본 적은 많았지만, 태왕사신기 이후로 남자 연기자의 미모에 빠져 본 것도 신선한 것 같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본 일드다. 사실 파견의 품격을 보려고 찾아 다니다가 파견의 품격 용량이 다들 너무 커서 내 컴퓨터가 버티지 못 할 것 같았다. 그러다가 발견한 드라마였다. 제목은 정말 많이 들었고, 캇툰이라는 일본 최고의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도 나오며, 내가 좋아하는 김덕배(Keep the Faith)란 노래가 엔딩으로 쓰였다 그래서 한번 볼까 했던 드라마였다.
드라마가 재미있었다기 보단 안 어울리는 김덕배가 참 좋았다. 드라마도 드라마 나름데로 재미있었지만, 뭔가 아쉬운 기분이 참 많이 들었었는데… 요새 항상 느끼는 일드에서의 아쉬움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내가 느끼는 아쉬움을 공통적으로 느끼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난 이 부분이 누락되면 심히 재미없다고 느낀다. 그 것이 바로 공간적이 부분이다.
내 머릿속엔 뭐가 들었는지 이상하게 어린 시절의 기억이라던가 옛날 이야기를 할 때 친구를 기억한다거나 그 때가 몇 살이었는지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때 어디였었는지를 기억하는 버릇이 있다. 이사를 자주다니고 전학을 자주 다녀서 그런 건지, 몇 살 때가 아니라 어디 살 때, 어느 학교 다닐 때, 그 때 그 교실에서 라는 식으로 기억이 나서 대충 그 때가 언제였는지를 때려 맞춘다.
그렇다 보니 드라마에서 그 부분을 제대로 다뤄주지 않으면, 쟤들이 뭐하는 애들인지 까먹어 버린다. 3분기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에서도 그랬다만, 한참 보다가 얘들이 고등학생이란 걸 까먹었었다. 분명 교복까지 입고 나옴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이지 못 한 학교 배경에 그다지 많이 나오지도 않는 학교라는 공간의 탓인지 순간적으로 학생이란 걸 잊고 보기도 했었다.
요새 일드는 드라마 제작비가 공간적인 부분을 빼고 캐스팅에 쏟아 붇는 다는 기분이 많이 들 정도로 캐스팅은 빠방한데 공간은 일정 공간만 정해놓고 팽창하질 못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뭐 그도 그럴 것이 11화면 끝나는데 공간 많이 만들어서 뭐하랴 싶지만, 그래도 아쉽단 말이다.
여하튼 드라마 자체는 한 화 한 화 이번엔 또 얘들이 무슨 짓을 할까 라는 기대감에 젖게 만들고, 어린 것들의 우정에 감동받을 수 있는 드라마였다. 학원물의 우정은 언제나 내 어린 시절 친구들에게 미안함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