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2시.
느지막히 신오쿠보에 갔다.
플랫홈에서 김 작가를 만나 이케부쿠로로 향한다.
오늘은 그냥 쇼핑을 하려고 한다.
굳이 시부야와 신주쿠에도 많은 백화점을 찾아 이케부쿠로 까지 간 것은.
그냥 '가봤다'라는 발도장이었다.
내리자마자 세이부백화점 본점을 향했다.
바로 쇼핑하러 올라 가려했으나 지하의 그 예쁜 과자들에 취해서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나눠주는 시식도 잊지 않고 챙겨 먹었다.
연어 주먹밥과 고등어 주먹밥 잊을 수가 없다.
일본 전통 예쁜 과자들을 구경하다가 그만 쇼핑하러 올라갔다.
가방 보고 옷 보고 악세사리 보고 신발 보고…
난 3일동안 거러지가 된 관계로 구경만 하고 놀았고,
김 작가는 일본 한정 제품을 하나 질렀다.
공항에도 안 판다는 그 제품…
부러웠다.
사서 부러운 게 아니라.
마음에 드는 걸 발견해서 부러웠다.
ㅠㅠ
난 마지막 까지 끌리는 아이가 없어 아쉬웠다.
무얼 먹으러 갈까 하다가 그냥 이케부쿠로를 돌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인토카레집.
일본 와서 왠 인도카레!
라지만 한국엔 별로 없는 걸…
있으면 고가고…
일본은 꽤 싸단 말이쥐.
※뜬금없이 일본어 공부.
- 고레와 난 데스까?
(이 것은 무엇 입니까?)
- 고레와 난 데스.
(이것은 난 입니다.)
사실 난을 처음 봤을 때 그게 뭔지 몰라서 물어 봤다가 저 대답이 나와서.
-_-?<-요 표정 짓고 한 3분 서 있었다.
그러다가 알아서 생각났다.
밥 말고 빵에 커리 발라 먹는 물체가 난 이라는 것이…
언니가 커리 안 꺼냈으면 끝 까지 몰랐을 거다.
여하튼.
커리 역시 성공적이었다.
김 작가와의 일본 여행에서 음식은 항상 성공의 연속이었다.
ㅎㅅㅎ
멋쟁이 김 작가ㅎㅅㅎ)b
카레 집에서 카레를 먹으면서 또 궁시렁 궁시렁 하다가 다음 코스를 정했다.
바로, 도큐핸즈!
일본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코스다.
도큐핸즈 제대로 본 사람은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이 있으나,
도큐핸즈에 홀릭해도 단 한 번도 물건을 구입한 적 없는 도큐헨즈 메니아가 여기 있다.
구경은 도큐핸즈 구입은 자가제조.
구경은 백화점 구입은 지하상가와 같은 패턴이다.
신기한 물건을 보여주고 싶어서 델꼬 갔으나.
김 작가는 귀여운 물건, 혹은 반짝 이는 물건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오…
나와 같은 심장의 소유자임이 틀림 없다.
여기서도 또 김 작가의 지름신은 그녀의 지갑을 강탈한다.
김 작가 지못미…
그렇게 도큐핸즈를 나온다.
우린 너무 지쳤다.
쉬어야 했다.
도큐핸즈 들어 가기 전에 산리오 매장에 사로잡혀 거기서 다리 힘을 허비하고,
도큐핸즈에서 눈 돌아가 다리가 휘어짐을 못 느끼고 있던 탓에 다리가 후들 거렸다.
그리하여 우리는 근처 웬디즈인가 뭔가 하는 한국에 들어 왔다 쫄딱 망하고 갔다던 햄버거 집에 갔다.
김 작가는 콜라, 나는 아이스크림을 시켜서 낼름낼름 먹었다.
모스 때도 웬디즈 때도 요상하게 명찰에 한국인 이름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주문을 받았다.
다 일어로 주문을 끝내긴 했는데 궁금해졌다.
난 한국인이 오면 한국어로 말을 하고,
일어를 잘 하는 사람이 오면 굳이 한국인인가 아닌가 판가름 할 이유 없이 걍 일어로 말 할 때도 많지만…
바로 앞에서 메뉴 가지고 한국어로 중얼 거리다 온 손님한테 굳이 일어로 주문을 받지 않는데…
이상하게 한국인 알바생들은 끝까지 일어로 말하는 버릇이 있는 것 같다.
실은 나도 첨엔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서양애들이랑 초반에 일을 했더니 걔들은 걍 영어 쓰게 생긴 사람만 오면 영어로 말을 하고 일어를 좀 못 알아 듣는다 싶음 바로 영어로 뭐라 설명해 주고 해서 나도 그 버릇이 생긴 것 같다.
보고 배운 거죠.
'너만 두개 국어 하냐?'<-심뽀
뭐 내 생각은 그렇다.
굳이 한국인 한테 일어로 주문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 싶은…
것도 무안하게 바로 앞에서 계속 한국어로 떠들면서 메뉴 정하는데…
이름표 보니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풀네임.
뭐 귀찮아서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지만…ㅎㅅㅎ
솔직히 난 '한국인 손님 왔을 때 내가 힘이 되었지. 부럽지?'
라는 걸 많이 어필 해줬음 해서 주절거려 봤다.
ㅠㅠ
여하튼.
거기서 김 작가가 대화 도중 무언가를 내밀었다.
무엇이지 했는데 선물이라 했다.
안에 편지는 부끄러우니까 나중에 읽으란다.
무지 고맙게 받았는데…
난 아무것도 준 게 없이 받기만 한 기분이라 미안했다.
특히나 호주에서 오면서 쪼꼬도 왕창 받았는데-_ㅜ
쪼꼬 댑빵 맛잇었어! 고마워 김작가!;ㅂ;
죽치고 떠들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먹고 쇼핑하고 먹고 쇼핑하고)
요리조리 일본에서 먹을만한 음식점을 찾다가 요시노야급 회덮밥집 발견.
후훗.
들어가서 대충 배를 채우고 기분좋아 져서 나왔다.
삼색 토로 덮밥.
잊지 않을게.
그러고 돌아가는 길.
우린 가샤퐁을 하러 갔다가.
지영이랑 나랑 김 작가랑 트리플 커플 도토루 커피 휴대폰 악세사리를 뽑았고,
돌아가려는 길에 인형 뽑기에 심취해 오락실에 들어가서 뽑기 경력 제로인지라 걍 나오고.
이렇게 헤어지가 너무나도 아숩고 쓸쓸하여.
신오쿠보로 향했다.
둘은 밤을 새기로 결심했다.
후훗.
맥다날과 동키호테는 우리의 친구.
나 내일 알바 두 갠데…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건가?
라는 마음의 질문에 당차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었다.
언니 때도, 오빠네 왔을 때도, 진옥이 언니 돌아가는 날 못 본 것도 한이 되었었기 때문에 후회 할 것 같은 아쉽움은 두지 않기로 했다.
알바 두개? 칫 그까이꺼.
난 아직 젊어!(과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