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웠던 여행을 뒤로 하고 나는 사람이라서 후기를 남기고.
카메라는 기계라서 사진을 남겼다.
관광★
사실 걱정을 가장 많이 했던 것은,
처음으로 말이 안 통하는 나라에 여행을 간다는 거였다.
즉, 지금껏 일본여행 외의 해외여행이 처음이란 것.
'영어 하는 나라라 괜찮아요'
하지만 나는 영어도 못 한다는 것!
그치만 그런 걱정은 접어 둬도 됐었다.
어딜가나 다들 바디랭기지로 어찌어찌 살아 남는 것 같았다.
단지 좀 자신있게 말을 했음 좋겠다.
그리고 공부도 좀 많이 하고…
나중엔 문장을 잘 말할 수 있음 좋겠다 싶음.
관광지 대부분에 한국어 안내서가 없어서 좀 아쉬웠지만,
일본어를 배운 덕분에 일본어 안내서를 들고 다녔더니 일본인으로 착각한 센토사 안내 아저씨가 일본어로 설명해줬다.
어찌나 귀에 쏙쏙 들어오던지.훗
게다가 도시국가다 보니 그리 멀리 갈 일도 없었고,
관광지를 찾는데 큰 어려움 또한 없었다.
몇 번의 여행 끝에 눈치란 게 생겨서 대충 우리와 같은 외국인으로 추정되어지는 무리들을 따라 다니면 답은 나오더라.
싱가폴을 그렇게 오래 놀 일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었는데,
그닥 입 벌리고 쳐다볼 만 한 것은 없었지만 휴양만 하고 올 정도로 넉넉한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난 주롱새공원에 가고 싶었다.<-못갔음.
가장 기대했던 것은 멀라이언 3가족을 보는 거였다.
엄마랑 아들은 등을 맞대고 있어서 멀라이언 파크에 쫄래쫄래 걸어가면 되는데,
아빠 멀라이언은 센토사에 있어서 약간 귀찮았다.
그치만 마지막 날 간 센토사 섬이 제일 좋았다>_<
비록 내 등의 살껍질이 뜯어지도록 탔지만!!!!
아빠 멀라이언 머리 꼭대기에서 본 바다의 정경은 실로 아름다웠다.
전망을 보면서 '저기 가보자!'하고 내려갔으나.
지칠대로 지쳐 반대쪽만 보고 비보 시티로 도망쳤다.
나이트 사파리!
동물원이던, 나이트 사파리던, 주롱새공원이던 셋 중 하나만 가자.
해서 나이트 사파리가 걸렸다.
왜냐면 밤에만 시간이 맞았다.
ㅎㅅㅎ
새 공원은 둘다 새를 안 좋아해서 안 끌렸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새인 토우칸을 보고 싶어서 가고 싶었었다.
아니 토우칸 인형이 사고 싶었다. ㅠㅠ
단지 그 인형이 탐났는데 안타깝게도 그것만 사러 가기엔 시간이 아까웠다.
누구 싱가폴 여행 갈 때 새 공원 가시는 분 토우칸 인형 촘 사다 주세요 ㅠㅠ
여하튼.
나이트 사파리라서 동물들이 거의 안 보이면 어쩌나 했는데 사진에 나온 것 보다야 훨씬 잘 보였다.
은근 보기 힘들다는 개미핥기도 두 마리나 나와있었고,
사자는 포효하고 있었다.
실은 그놈들 무서웠다.
겁이 많은 나는 '저 놈들이 갑자기 뛰어 들어서 앞 사람의 머리를 물어 뜯으면 어떻게 도망쳐 살아남지?'라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쉐이킹 라이노, 밥줘라 이양반아 하이에나, 잘생긴 코끼리 왕챠, 교통사고 날 것 같은 사슴들 등 여러 짐승들을 봤지만 가장 신기했던 것은 카피바라>_<
이 녀석은 생각했던 것 보다 꽤 커서 놀랬다.
가이드 언니가 카피바라 라고 말을 안해줬더라면 난 지금까지 돼지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싱가폴 플라이트!
거대 관람차는 나의 다리를 후덜덜 거리게 했다.
칸에 4명 씩 들어가는 개념이 아니라 후덜덜 하게 넓은 공간에 화면도 달려있고, 에어컨도 달려있는 최첨단 관람차.
천장과 바닦을 제외한 모든 벽이 유리라서 고소공포증이 아주 조금 심한 나는 타기도 전에 무서웠지만,
아니 한국을 떠나기 전 이 정보를 보자마자 무서웠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안 탈순 없다며 탔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타면 덜 무서울 거란 생각에 탔는데 ㅠㅠ
사람이 없어서 우리 둘만 탔다.
다른 칸에 탄 사람들은 다들 벽의 난간에 메달려서 사진 찍고 구경하고 하던데…
난 무서워서 중간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먼 바다만 내려다 보고 있었다.
물론 사진을 위해서 가끔 메달리러 가긴 했으나, 큰 용기가 필요했다.
겁많은 내 자신이 쓸모없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런 기분 처음이야…
음식★
대체로 내 입맛엔 맞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음~ 맛있다'이러면서 먹었으나,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무언가를 먹고 눈물을 흘릴 정도의 감동을 준 음식은 없었다.
제일 맘에 든 것은 비첸향에서 산 육포.
호랭이 맥주도 우리나라 히테가 더 낫다 싶을 정도.
하지만 싱가폴 슬링은 그저 예술이었다.
처음으로 언니가 나보다 빨리 먹은 술이다.
ㅎㅅㅎ
첫 날 먹은 딤섬과 칠리크랩 등 다 만족스럽게 먹고 나왔고,
'악! 돈아까워!'라고 생각했던 음식은 한 번도 없었지만
왜 달라 하지도 않은 땅콩은 억지로 줘 놓고 돈을 받는 건지…
난 땅콩 안 좋아하는데!
마지막 날 간 인도커리집은 여행책자를 보면서 가서 그 페이지를 펼쳐 놓고 있었다.
웨이터 아저씨가 그걸 유심히 살펴보더니 흐뭇한 아빠 미소를 짓고 사라졌다.
말이 통했으면 그 미소의 의미를 물어봤을 텐데 아쉽다.
가기 전부터 그 고장의 음식 보다는 아이스크림 토스트와 노점 튀김에 관심이 많았다.
둘 다 먹어본 결과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난 두리안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굉장히 매력적인 맛이었다.
아쉽게도 야쿤가야 토스트는 가게 까지 갔으나 배가 부른 상태여서 특제 잼만 구입해 왔다.
쇼핑★
이건 그냥 뭐 그랬다.
쇼핑할려면 차라리 홍콩/일본/모국이 더 낫겠다는 평가.
오차드로드라는 거리에 온갖 백화점들이 주욱 늘어서 있어서 쇼핑만을 위한 구성을 잘 갖추어 있기는 했으나,
내가 뭐 명품족도 아니고 하다 보니 큰 메리트를 보여준 브랜드는 없었다.
그리고 나는 쇼핑의 날 게스에서 지갑을 하나 구입했다.
몇 년 전 부터 지갑사야 하는데 라며 노래를 부르다가 결국 게스에서 구입.
실은 사만다타바사 디자인이 좋아서 그 쪽 걸 살려고 했는데 내가 일본 있을 때 계속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없어서 미루고 미루다 안 사고 돌아왔다.
그래도 최근 사만다타바사 보다는 내가 산 게스 지갑이 더 예쁜 것 같아 만족한다.
난 브랜드 보단 디자인.
면세점에서 빽을 하나 구입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워낙 면접용 가방이 없어서 공식 뽀대 자리에서의 가방이 필요했다.
언제 어느 때 그 쓸데없이 비싼 놈이 필요할 지 모르니까 이번 기회에 구입하고자 했으나…
디자인은 마음에 들지도 않는게 드럽게 비싸구나 라는 생각만 더욱 쌓였다.
이번여행에서는 무엇보다 나의 체력이 정말 저질이구나 란 진실을 사무치게 깨달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체력이 아무리 안 좋아도 언니보단 좋을 줄 알았는데,
쇼핑하다가 다리가 분질러 지는 줄 알았다.
ㅠㅠ
물론 좋지 않은 신발을 신은 잘못도 있었지만…
여행가려면 준비 짜기 전에 일단 한 달 전부터 운동을 꼬박꼬박 해둬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