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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립염소


주주클럽이 어느세 2주년이 되었다.
창단일에는 같이 밥을 먹었고,
1주년 날은 내가 일본에 있어서 함께 못 했으며,
2주년은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3주년엔 복어언니가 유학을 떠나서 기념일을 챙기긴 힘들 것 같다.

8월 8일~9일 1박2일 여행.
실은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펜션에서만 놀 계획이었던 지라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
물론 펜션 내에서 노는 것 만큼은 완벽했다.
바깥 놀이가 부족해 진 것은 호우주의보라고 통보한 기상청의 탓이다.
쳇!
여행 당일 비도 오고 해서 펜션에서만 놀 생각이니 별 생각 없이 운동화에 노 메이크업으로 목적지에 도착…
하늘엔 뭉개구름이 잔뜩 떠다니고,
작열하는 태양은 선글라스 없이 실명할 지경이었다.
물론 나는 비온다고 선글은 커녕 선크림도 안 바른 날이었다.

백사장에서 신고 돌아다닐라고 아껴둔 샌들은 집에 고이 모셔두고…
빌린 선글은 화장대 오른 쪽 서랍에서 잠들어 있었다.
들고 간 커다란 비닐 우산은 제풀에 민망했는지 이리저리 나뒹굴었다.
천 우산이었으면 해라도 가리지…

동네가 워낙 시골이라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이 다 팔지 않아 태안에 되돌아 가서 케이크를 구입해다가 다시 돌아왔다.
(태안터미널에 있는 신라명과, 우리가 먹은 것 중 유일하게 맛난 음식)
태안 까지는 픽업을 안 해준대서 버스를 타고 왕복했다.
버스로 돌아올 땐 천원,
버스로 나갈 땐 천100원이었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100원이 더 탐났나 보더라.
3명이니 총 3백원…
처음엔 아까 아저씨가 100원씩 더 받았다고 투덜거리다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3백원에 자신을 팔아야만 하는 아저씨의 사정이 딱했다.
참 살기 힘든 나라다.

픽업 나온 펜션 주인 아줌마의 차를 타고 펜션으로 이동.
예쁜 펜션과 바다가 무지무지 마음에 들었다.
물론 나는 무방비 상태지만…
여름의 뜨거운 햇빛을 싫어하는 3인인지라 잠깐 나가서 백사장에 그림 그리고 사진만 찍고 돌아와 먹고 놀고 게임하고 TV시청을 즐겼다.

펜션 외부도 예쁘지만 내부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일단 로프트가 있는 방에 대한 로망이 있는지라 좋았고,
벽화가 슈퍼맨 이라서 사진 찍기에도 좋아서 즐거웠다.
작은 방 하나에서 이렇게 재미있게 놀 수 있구나 싶었다.
사진들의 색감이 다들 예쁘게 나와서 마음에 들었다.

다 같이 무도 보는데 이 날 따라 무도가 재미있어서 신나게 웃으며서 봤다.
특히 통통해 시동 거는 '부다다다다다'소리에 완전 빵 터져가지고 ㅠㅠ
아… 출연진이 그렇게 많은데 통통배 ㅠㅠ
(난 Teo신 자막의 노예)

언니가 사온 보드게임을 했는데 그냥 하면 시시하니 밥값내기 게임을 했다.
내가 저녁 통닭(양념반 후라이드반 꼬꼬치킨 17,000 맛없음)에 아침 식사(배불러서 패쓰) 까지 걸렸다.
난 역시 게임에 약한가보다.
하하하하하하하하
고교 수학여행 때 손이 시뻘게 지도록 맞은 생각이 아직도 난다.
휴우…
대학 때 부턴 여자라고 봐주는 문화가 있는데 고등학생 까지는 같은반 여자는 여자가 아니고 남자도 남자가 아닌 것이다.
ㅠㅠ
아직도 생각하면 아펏!!!!

해가 지고 나서야 바닷물에 발 담그러 해변에 다녀왔다.
썰물 때라 점점 멀어지는 바다를 잡으려 뛰어 다니다가 요상한 사진만 왕창 찍혔다.
(실제로 보면 개그가 따로 없다.)
뭔가 있다 싶거나,
외계 생명체가 존재 한다 싶거나,
무언가 흐릿하다 싶으면 내가 춤추고 있거나 뛰어 다니는 사진이었다.
휴휴휴휴휴휴휴휴휴!!!!!!
밤이 늦도록 떠들고 게임 하고…
그러다 새벽이 오고 잠에 잠깐 빠졌다가 7시 반경에 일어났다.
감기가 심했는데 푹 쉬어야 할 시점에 그렇게 놀았으니…
목이 완전 퉁퉁 부워 기침을 하며 눈을 떴더니 복어 언니가 물을 떠다가 내밀고 있었다.
ㅠㅠ
아흑 感動!!!

어제 남은 치킨을 우적우적 먹고 있으려니,
아침부터 고기를 먹는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는 복어언니…
감기에 먹지 말라는 커피를 마시고 고기를 먹고 과자 먹고…
남은 신라명과의 맛난 스노우 쇼콜라 케이크를 처리하고…
그러니 다음 날 여름감기 지대로 걸려서 굴러 다니지 싶다.ㄷㄷㄷ

펜션에서 올 때만 픽업 서비스가 있고 갈 때는 알아서 차도 까지 걸어가 버스 타고 가라길래 걍 택시를 불렀다.
(펜션에서 태안까지 15,000원-아저씨가 채연 팬인 듯)
택시비는 어제 게임으로 진 복어 언니가 당첨.
아침 밥은 패쓰해서 난 밥 값을 굳혔다.

돌아가기 전에 펜션 앞에 있는 염소 우리 에서 염소들과의 샷도 찍고,
떠나기 아쉬워 또 신나게 포즈잡고 사진 찍다가 콜택시가 와서 태안으로 향했다.

지정 좌석제가 아니라서 버스가 오자마자 탑승했는데…
아뿔사…
3명이라고 제일 뒷자리 앉았는데 에어컨 고장으로 버스의 앞 반만 시베리아고,
제일 뒷좌석은 그늘진 찜통 더위에 고동탕 될 뻔 했다.
실은 버스에선 다들 더운 줄 알았는데 내릴 때 보니 앞좌석은 추워서 옷을 껴입을 정도였더라.
허…
버스가 낡아도 그렇지 이런 버스로 손님을 태우고 운행을 한다는게 정말 화가 났다.
우리 바로 앞좌석 총각은
'이 상태로 누굴 죽이라면 죽일 수 있을것 같아'
라는 대사를 날렸다고 한다.
공감이다.
땀이 온 몸에 넘쳐 흐르도록 되어서 내리는데 앞 좌석은 왤케 시원하던지…
어쩐지 앞좌석 사람들은 잘 자더라 싶었다.
충남고속 잊지 않겠다.
그래도 감긴데 추운 것 보단 나을지도…머엉…
숨을 못 쉬어서 허덕이며 자다가 깬 나의 2시간 반…

서울에 도착해서는 어제 게임 점심내기에 진 곰언니가 이탈리안을 쏘기로 했다.
맛있게도 냠남 먹고,
커피숍 가서 커피 마시다가 또 게임하고…
ㅎㅅㅎ
그 게임 은근히 중독성 있다.
앞으로 만날 때 마다 들고 다니기로 했다.

기상청에 낚이고,
고물 버스에 고생하고,
맛없고 딱딱한 치킨에 이리저리 치인 여행이었지만,
주주클럽 3명이 함께 해서,
또 오랜만에 여름을 즐긴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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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el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