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キッチン

 오래 전 부터 읽어보려고 생각만 하다가 미루고 미뤄지던 책이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 께서 읽어보고 싶다고 하셔서 사게 됐다. 물론 언니가 샀다. ㅎㅅㅎ
언니도 나도 언젠가 추천 받은 적이 있는 책이라서 읽어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읽을 책들이 밀려서 미뤄두다가 이제서야 읽게 됐다.
사자마자 어머니 께서 시골로 내려가시는 바람에 아직 읽어보시라곤 못 했지만 어머니도 상당히 마음에 들어하실 책 같다.

요시모토 바나나 라는 작가의 이름은 정말 많이 익숙한 작가였다.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언니가 이 사람 책을 좋아해서 '암리타'랑 '키친'을 추천해줬었는데 암리타만 읽어 보고 이 책은 6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읽어 봤다. 사실 '암리타'는 그다지 감흥이 없었었다. 읽는 내내 그냥 그런가 보다 라는 느낌이었는데 그 때 내가 텍스트 거부 증후군이 낫기 전이라서 그런건지, 아님 다른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암리타 때는 별로 라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요시모토 바나나의 다른 작품도 다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언젠가 시간 나면 '암리타'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사실 김난주 씨 번역의 간결함이랄까? 직역에 가깝게 느낌을 살려주는 번역을 참 좋아하는데 이 책에선 좀 눈에 거슬릴 때가 많았다. 읽다가 '뭔 소리야?'라면서 다시 읽어보고 일본어로 뭐 였을지 생각해 보고 '아 그런 느낌인가 보다'라고 넘기기도 했다. 그치만 뭐 싫었던 건 아니었다. 단지 이해가 잘 안 되서 다시 읽을 때가 많았을 뿐이다.
분명 번역하신 분도 다 살려야 할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그랬던 것이리니, 그걸 이해 못 하면 내가 소설을 잘 이해를 못 하고 있는 걸지도….

대체로 느낌이 잔잔하다는 기분이었다.
스펙터클하지도 않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일상의 기분.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이 아닌 그냥 잔잔하게 흐른다는 기분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캐릭터가 되어 보고 저 캐릭터가 되어 보면서 그 사람의 현재가 돼서 그 기분을 느껴 볼 때, '아, 이런 거구나'라고 확실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느낄 수가 있었다.
아침형 인간인 나는 저녁 12시면 꼭 자야 하는데 2시가 넘어서야 읽기 시작한 책을 밤을 새서 다 읽고 아침에 기절하고 말았다.
뭐, 오랜만에 가족들이랑 찜질방 가서 신난 것도 있었겠지만, 책이 정말 재미있어서 잠 자기가 아까웠다.
아니 책을 그냥 덥고 잠이 안 올 것 같았다.
'뒤가 어떻게 됐지?' '그래서 그건 어떻게 변해가지?'라는 추리소설의 호기심이나 드라마의 궁금증이랑은 다르다.
그냥 그렇게 꼭 그걸 다 끝까지 읽지 않으면 내가 그 책을 읽고 있으면서 느낀 그 수 많은 감정과 캐릭터와의 교감이 그 순간 다 깨질 것만 같았다.
그런 책이 좋다.
교감을 형성하고 감각을 살려주고 여운을 남겨주는….
아직 읽을 책이 정말 많지만, 일단은 키친의 여운을 좀 오래 느끼다가 다른 책을 읽어야 되겠다.


키친(2005) 상세보기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 민음사 펴냄
일본 신세대 작가의 소설집. <키친>의 주인공 여대생 미카케는 유일한 가족이었던 할머니마저 떠나보낸뒤 겪는 상실감을 꽃집 청년 유이치의 도움으로 극복한다. 천애고아가 된 주인공이 정신적 홀로서기에 이르는 과정의 <키친>과 그 후편격인 <만월> 등 세편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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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el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