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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는 자의 슬픔.
무료는 돈 없는 자를 부르고,
돈 없는 자는 슬픔의 예술에 빠졌다.

시인인 척

오늘은 기대하고 고대하던 가을음악회였다.
도쿄메트로(전척 회사 이름)에서 주최하는 문화제 중 하나로 음악회는 올해로 세번째라고 한다.
메트로 전철은 이용하지도(여행 할 때 제외) 않지만,
정말 우연히 포스터를 발견해서 신청했다.
도쿄교향악단과 도쿄 음악 대학 합창단.
뭐 누가 연주하고 누가 합창을 하던 난 그저 무료에 끌렸을 뿐.
일본에서 무료는 최대한 이용해 줘야 한다는 거.

클래식 음악회라곤 중고딩 때 학생들 축제 잔치 때나 봤지 진짜 전문가들의 연주는 처음이어서 설레었다.

비싼 돈 주고 산 호피 무늬 자켓을 입고 럭셔리하게 출발!
근데 신발이 좀 에라였다-_ㅜ
뎅댱. 돈 없는 자는 슬픔.
이케부쿠로 역에 내려서 어딘지 모르니까 GPS를 켰는데,
GPS로딩 끝나기 전에 바로 보였다.
'도쿄예술극장'
후훗. 이렇게 가까울 줄이야.

東京芸術劇場(도쿄예술극장)-이케부쿠로 서쪽 출구


요고이 도쿄 예술 극장!
저 유리로만 된 건축물…
난 그저 예쁘다고만 생각했는데, 역시 현실적인 일본인은 꽃양은…
'지진 나면 다 떨어지는 거 아냐?'라더라.
허허.
도쿄는 그렇게 큰 지진이 오지 않지만,(내가 느낀 건 삽살개가 춤추는 정도군)
꽃양의 고향 먼 북쪽 섬에선 살아 생전에 진도 6~7짜리를 두 세번 느꼈댄다.

그냥 볼 땐 전혀 안 떠오르는데 사진 찍어 보니까 루브르 박물관 떠오른다.
으흥으흥.

들어가서 5층까지 단숨에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5층까지 쭈욱 천정이 뚤려져 있어서 요로코롬 장식 되어 있다.
이게 뭐냐고 물어 보시면 할 말 없지만,
저 아랫쪽에 시커먼 거이 사람.
-ㅅ-;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오면서 찍은 거라 좀 저질이다.
흔들흔들 마리의 즤질 폰카.
몰라 나 또 디카 안 가져갔어.ㅠㅠ
가져갔으면 호피무늬 셋트 됐을 텐데
ㅠㅠ
안타깝다.

티켓을 받고 나서 보니 A열 28~29석.
읭?
젤 앞자린가…
뭐 대충 소리만 잘 들리면 되지 싶어서 걍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좌석 압박-마에스트로는 바라보기만 해도 고개가 아파오고…

그렇게 티켓 두 장을 받아 들고 꽃양을 만나러 갔다.
그리고 우연히 들어간 토부백화점에서 안 그래도 떨어져서 사야하는데 돈이 없어서 못 사고 있던 베이스 샘플을 받고 신나서 눌루랄라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고.
(얼마나 길치여야 백화점에서 길을 잃냐)
결국 꽃양을 기다리게 만들었다.
하하하하;ㅂ;

꽃양을 만나서 500엔 밖에 없는 관계로 미안하지만 싸게 먹자니까.
구세주 꽃냥은 내게 밥을 사줬다.
아놔…
월급 받음 꼭 쏠게요 꽃양.;ㅂ;
고마워 꽃양;ㅂ;
파스타 열라 맛났어;ㅂ;

그렇게 난 맛난 파스타를 먹었다.
안에 노오란 밤도 들어 있었다.
베리 굿 맛이었다.
ㅠㅠ
아 햄볶아.

밥을 맛있게 먹고 스믈스믈 공연장으로 향했다.
1층.
들어서자마자…
웅장한 공연장이…
보이잖아;ㅂ;
아어 공연장 얼마만이야;ㅂ;
정말 앉아서 기다리는 동안 내가 환님 공연 때도 시작 전에 이렇게 두근두근 했던가 싶을 정도로 기대가 컸었다.
그리고 기대만큼 좋은 공연이었다.;ㅂ;

공연장은 자체적으로도 저작권이 있기 땜시롱 찍으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난,
그래서 몰래 찍었다.(이런 수갑 차도 뻔뻔할 놈)
저 뒤에 보이는 은색 물체는 파이프 오르간이다.
나 태어나서 파이프 오르간 첨 봤다뉴~
저걸 연주하는 걸 듣게 될 건 기대도 안 하고 실제로 봤다고 신났었는데,
공연 시작하자 마자 연주자가 나와서 앉아 있어서 완전 기분 좋았다.
사진이 즈질이라 색이 그리 잘 보이지 않지만 진짜 럭셔리한 은색 파이프 오르간이다.
무지무지 예쁘다.;ㅂ;

그리고 또 처음으로 본 물체 하나 더.
하프;ㅂ;
사실 젤 앞자리 더블 베이스랑 비올라 앞에 앉아서 첨엔 하프가 나온지도 몰랐었는데,
연주중에 계속 카랑카랑 또롱또롱한 하프 소리가 들려서 멀리 쳐다봤더니 제1바이올린 뒤 쪽에 커다란 금색 물체가 서 있었다.
자세히 보진 못 했는데 얼핏 보이기에도 엄청 화려한 문양이 그려진 멋쟁이 하프양이었다.
연주 끝나고 가서 보려고 했는데 끝나자 마자 들고 나가버려서 제대로 못 봤다.
;ㅂ;
냥! 기다리라고!

여하튼.
위풍당당 행진곡을 시작으로 연주는 시작되었다.
위풍당당 행진곡에 가사가 있는 건 처음 알았는데,
도쿄 음악 대학 합창단이 나와서 클라이막스 부분부터 노래를 부르더라.
애초에 가사가 있었던 곡은 아니었는데 훗날 영국에서 가사를 붙였다고 하더라.
일본에서 위풍당당 행진곡의 합창을 함께 들을 수 있는 것은 행운이라며…
사회자 아나운서 아저씨가 말하더라.
저 아저씨도 꽤 유명한 아저씨 같았다.
예전엔 뉴스도 진행했던…
나야 잘 모르쥐~

영국 전원곡 메들리를 거쳐 헨델의 오라트리오 메시아~ 할렐루야~어예~
가 끝나고 잠시 휴식이 있었다.
전원곡 메들리는 정말 익숙한 곡들이 많이 나왔다.
제목을 봐도 한국 제목과는 달라서 난감.
ㅎㅅㅎ

몇분 간의 휴식 시간 동안 꽃양과 좋아 죽다가 드디어 전원교향곡(베토벤 심포니6)을 듣게 됐다.
실제로 들으니 인터넷으로 듣던 그 즈질 음질에선 느낄 수 없던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ㅠㅠ
앗흥.

전원교향곡 까지 마치고 끊임 없는 박수가 이어지자 앵콜곡으로 모짜르트의 미뉴엣이 나왔다.
냥냥냥냥~냥냥냥~냥냐라냥냥냥~

다크 체리 모카


즐거운 공연이었다.
클래식이란 게 이렇게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이구나 싶으면서…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드라마를 보고 싶어졌다.
얼마 전에 종영한 것 같던데…
어딜 가서 다운을 받나 ㅎㅎㅎㅎ
공연이 끝난 뒤 풍경, 마치 A매치 끝난 상암 같은 사람들의 행렬에 놀라주고.
사람에 흘러흘러 겨우 나온 이케부쿠로에서 우린 이 감동의 아쉬움을 커피로 달래러 커피숍을 찾아갔다.
어쩌다 보니 스타벅스.ㅎㅅㅎ
요새 이벵하는 커피를 주문했는데 굉장히 진하면서 달달한 녀석이 참 마음에 들었다.
맛난 달달이 커퓌>_<
사실 500엔 정도는 있으니까 커피는 더치 할라 그랬는데;ㅂ;
이번에도 꽃양이 쐈다.
아놔;ㅂ;
꽃양 늠흐 고맙소;ㅂ;
내 금욜날 꼭 쏠테니 시간 비워 두시게나.
한잔 하세 우리<-그저 술.

여하튼.
그렇게 음악회를 마치고,
차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
참…
내 놈의 인생은 왜 이렇게 즐거울까 싶었다.
재밌는 인생.
절대 내 인생에 다신 돌아와 주지 않을 것 같던 나날이 어느새 내곁에서 떠날 줄을 모르고 머물러 주는 것 같다.
이럴 때 남자 까지 잘 만나면 금상천화…
하아~
쌀쌀한 가을.
연애 하고 싶소.
ㅠㅠ

(뭐 감상문 끝이 연애 하고 싶소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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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el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