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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시모키타자와라는 동네를 알게 해준 까페…
'까페도쿄'라는 책에도 소개 된 키쿠테 까페다.
사실 시모키타자와에 갈 때 마다 가야지 가야지 했는데 어쩌다보니 대부분 늦게 가거나 다른 까페를 발견하거나 수요일에 가는 바람에 갈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바로 오늘 가게 된 거다.

들어가자 알바생들이 자리를 마련해 준다.
예쁜 굿즈들도 판매하고 있다.
마음에 들긴 하지만 비싸니까 스킵한다.

겉만 봐선 까페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을 것 같다.
발견 한다 해도 '뭐야 저건'하고 넘겨 버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일단 까페들의 특징인 칠판 메뉴판이 없다는 거…
외관이 화려하지 않다는 거…
그래서 책에 이 까페를 소개해 준 작가님께 감사한다.
ㅎㅅㅎ

요새 까페를 갈 때마다 생각하는 건데,
앞으론 주문 할 때 밀크랑 설탕 필요 없다고 말을 해줘야겠다 싶었다.

한국에선 혹시라도 아메리카노가 맛이 더럽게 없을 불상사를 대비해서 무조건 받았었는데,
이런 믿을만한 가게에서는 굳이 불상사 따위 신경 꺼도 될 것 같았다.

근데 확실히 이런 커피숍은 시중에 판매하는 포장된 설탕이나 폼밀크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예쁜 그릇에 담아 주기 때문에 그게 좋아서라도 말을 안 하게 되는 걸지도 모른다.
예쁜 그릇을 볼 수 있는 기회? 으흐흣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 내가 주문한 메뉴는 그냥 커피랑 오늘의 케이크다.
커피가 어떤 게 있을까 둑은 거리면서 갔는데 그냥 브렌드 밖에 없었다.
확실히 스트레이트를 마시고 싶을 땐 카페 USE로 가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브렌드 커피 맛은 상당히 좋았다.
아직 커피 맛이 뭐가 뭔지 구분은 못 하지만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다음엔 친구랑 같이 와야징~
(너 친구 없잖아 라고 말하면 사살)

오늘의 케이크는 초콜릿과 캬라멜 케이크다.
가토쇼콜라 중간에 캬라멜이 삽입된 기분의 케이크였다.
+쪼꼬 모자 쓴 바닐라 아이스크림.
케이크가 작지만 아이스크림이 있어서 참았다.

엄청 더워서 메뉴가 나오기도 전에 물을 두 잔이나 벌컥벌컬 들이 마셔도 아이스크림이 더 땡겼다.
하루종일 목 마르고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은 날씨다.

어제 간 커피숍 처럼 예쁜 꽃무늬 잔에 나오는 커피도 좋지만,
이렇게 투박하고 심플한 잔도 좋다.
매일매일 미래에 내가 만들 커피숍을 설계하는데 제일 고민 하는게 이 컨셉이다.
럭셔리vs투박
둘 다 매력이 강하기 때문에 아직 결정은 못 했다.
내가 정해 둔 메뉴만 봐선 투박이 더 잘 어울릴 것 같긴 한데,
확실히 꽃무늬를 좋아하는 여성이다 보니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때 마침 시모키타자와도 왔겠다 까페를 나온 뒤엔
또 미친듯이 꽃무늬잔 구경을 하고 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까페 앞에 있는 나름 외관 인테리어.
요 위에는 프린트 된 메뉴판도 있다.
그냥 어느 초등학교에서 버린 걸 잘 줏어 왔다 싶은 의자다.
요새 골동품 가게 가면 저런 거 몇 만원 씩 한단 말이지.

시모키타자와에서 방황하다가 전혀 모르는 길로 둘러 빠진 경험이 있다.
거기서 우연히 발견한 골동품 가게가 있었는데,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간지를 좔좔 풍기는 물건이 있었으니 그것이 우유박스.
나무로 만든 우유 박스가 여기 저기 다 헤어저 있었지만 선명하게 'MEIJI'라는 글자가 보였다.
이햐…
오래도 됐구나…
귀엽고 탐나길래 가격을 보니 그야말로 후덜덜(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이햐…
쓰레기는 잘 줏어다 모셔놓아야 겠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커피숍에 멍하니 앉아 있는 게 좋다.
커피를 다 마시고 비어있는 찻잔 옆 유리잔에는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가끔 냅킨으로 닦아주면서…
무한 워러 리필을 하며 일기를 쓰거나,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한다.
그게 내 삶의 유일한 낙인 것 같다.

다이어리를 열어 보니 내 도쿄 생활 까페 목록들이 주루루룩 나온다.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에 드는 까페에 갈 때 마다 이렇게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메뉴랑 잔 까지 그려가면서…

문득 어쩌면 닮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간혹 체인점들도 보이지만 대부분 이런 조용하고 독특한 까페에 갈 때만 기록을 남겼다.
럭셔리한 잔이 나오는 곳 보다는 투박하고 노란 조명이 기분을 잔잔하게 만드는 그런 곳들이다.
갈 때 마다 다른 기분이었고,
다른 조건에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내 글들…
하지만 메뉴는 항상 비슷비슷 했다.

커피+케이크…
내가 뭐 어디 가나? 헤헷

커피와 케이크가 있는 곳.
그 곳을 꼭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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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el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