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키타자와(下北沢)
이름만 많이 듣던 이 동네.
그다니 뭐가 유명한 지도 모르고 뭐가 있는 지도 몰라서 가본 적은 없었다.
특히나 신주쿠에 살 땐 있을 거 다 있는 신주쿠 이외의 곳엔 누굴 만나지 않는 이상 가지 않았었다.
그 유명한 이케부쿠로도 부동산 때문에 딱 한 번 가봤을 정도.
제대로 보지도 않아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내가 시모키타자와에 가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맛있는 커피를 파는 까페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무작정 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GPS가 있으나 마나 길치에 방향치인 나는 길을 잃었고 이 동네가 꽤 볼만한 동네란 걸 알았다.
첫 날은 찾아 가는 곳이 있어서 그냥 대충 다음에 또 와서 쇼핑해야지 라고 마음만 먹고 돌아갔었다.
그리고 다시 찾아 간 시모키타자와.
정말 재미있는 곳이었다.
마을 자체가 쇼핑몰화 되어 있다는 기분이었다.
하긴, 쇼핑몰이 이전엔 이런 형태에서 발전한 모습이겠지만,
현시대 젊은이인 나는 거꾸로 느끼고 있나 보다.
쇼핑 천국이라는 하라주쿠와 시부야 보다 시모키타자와가 더 좋다.
명품샵이 늘어선 오모테산도 보다,
고층빌딩이 가득한 신주쿠 보다, 한적한 마치다 마을 보다 시모키타자와가 더 좋다.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인테리어들.
길게 늘어선 가게들을 지날 때 마다 한 가게 한 가게가 다 들어가 보고 싶게 만든다.
예쁜 옷들이 팔고, 예쁜 인테리어 용품들이 팔고, 예쁜 악세사리를 파는 그 곳은
어찌보면 그냥 쇼핑몰에 가는 거랑 다를 거 없겠지만
그런 흔해빠진 쇼핑몰들이 주지 못 하는 나의 상상력에 엄청난 자극을 주는 곳이었다.
사실 책에 나온 그 가게는 아직 못 가봤다.
쇼핑하다 쉬러 가려고 생각했는데 쇼핑하는 곳이랑은 정 반대였던 것도 있었고,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굉장히 멋진 커피숍을 스스로 발견한 것도 있었다.
Cafe USE
커피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밀크와 설탕은 제공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들어 가는 입구 부터 심상치 않은 라면가게 분위기를 풍기는 이 곳은
내부 인테리어 역시 옛날 학교 같은 분위기다.
아니, 옛날 역 같은 분위기?
여하튼 일본 서민식 엔틱 카페다.
케이크랑 커피를 같이 마시는 걸 좋아하는 나는 치즈케이크와 함께 과테말라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 맛도 좋고, 정말 느끼한 치즈케이크가 잘 어울려서 눈물 날 정도로 기뻤다.
왠지 아지트를 찾아 낸 기분…
시모키타자와에서 만난 고슴도치(18만원) 인형이 그립다.
정말 갖고 싶다고 느끼긴 오랜만인 것 같다.
특히 인형을 좋아하긴 하지만 감성적인 것 보다 실용성을 중요시 하게 된 요새 그게 그렇게 갖고 싶은지 모르겠다.
그냥 외로운가 보지 뭐. ㅎㅅㅎ
휴일엔 그냥 시모키타자와에 가고 싶어진다.
아직 다 못 돌아 본 골목길도 가 보고 싶고,
왠지 골목길을 돌다가 또 굉장한 걸 발견 할 것 같은 보물섬 같은 기대와 희망을 갖게 해주는 동네다.
내일도 시간 되면 가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