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드라마 하나를 다 봤다.
1화 부터 마지막 화 까지 쳐달린 것도 오랜만이다.
아님 처음일지도?
ㅎㅅㅎ
한국 드라마는 본방사수 위주다 보니 한 두 화 못 보는 날이 꼭 생기거나 1화 부터 본 드라마가 끝까지 재밌던 적도 없었고,
그닥 따로 좋아하는 스타도 없어서 챙겨 보는 것도 없었다.
그나마 쾌도 홍길동이 내 인생 첫 1화~최종화를 쳐 달린 드라마가 될 뻔 했었다.
마지막 화 보고 나면 꼭 리뷰 써야지 라고 생각할 정도로 재밌게 봤었는데,
안타깝게 그 드라마 23화 까지 밖에 안 봤다.(24화 종결)
열심히 보던 도중에 13화 부터였나?
일본에 와 버리면서 다운 받아 봤었는데 하도 24화 평이 안 좋아서 그냥 안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제와서 다시 보려니 사실 내가 왜 그 드라마를 좋아했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그래서 난 후기를 꼭 써야 하는 거다.
최근 들어 일드 보다 한드를 더 좋아하게 되서 여러개 본 것 같은데,
그래도 온에어 처럼 미친듯이 다운 받고 다운 받아서 본 적은 없었다.
온에어 이야기는 언니가 많이 해줬었다.
진짜 재밌다고 꼭 보라고 하는데 사실 안 끌렸다.
드라마던 뭐던 긴 건 보기 시작 할 때가 제일 힘들다.
특히 난 한국 드라마 못 보는 이유가 재밌으면 연장 하는 바람에 내용이 늘어 지는 걸 엄청 싫어한다.
미드는 그냥 길어서 안 본다.
물론 온 에어도 후반에 내용이 늘어져서 미친듯이 스킵 하면서 봤지만,
그래도 끝까지 재밌게 본 것 같다.
10화 이후엔 박용하가 화낼 표정만 지어도 왠지 대사만 알면 똑같이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더라,
(소리지르면서 맨 마지막 어말만 더 내질러 주기.)
부리부리 눈 뜨고 턱 들어주고 콧소리 내면서 비꼬는 송윤아 씌(김제동 버전 '송'에 포인트)는 언젠가 따라해 보고 싶다.
저럼 진짜 기분 나쁠까 싶어서. 후훗
웃기는 대사도 많았고 드라마 자체도 참 재미있었지만,
역시 이 드라마의 매력이라면 까메오가 아닐까 싶다.
첫 화 이효리로 시작해서 중간에 김제동 씨의 사심 고백을 거쳐 하인즈 워드 까지.
하지만 내가 더 재미있었던 건 그런 것들 보다도 잠깐 잠깐 보이는 그 곳의 풍경이었다.
음~
처음엔 눈이 쌓여 있었고,
점점 눈이 녹아 꽃이 피고 녹음이 푸르러졌다.
그리고 여름이 왔다.
그리고 이 곳을 떠났다.
다시는 갈 일이 없을 것 같다.
아직도 저 문을 열면서 2층을 힐끔 쳐다 보고 계단을 올라 들어서던 교실의 풍경이…
아침 인사를 하며 맞아 주던 언니들이…
4월 까지 추운 날씨에 따뜻함을 전해 주던 히로시가…
사물함 가득한 과자들이…
이젠 다 추억인가 보다.
마치 10년 전의 이야기를 하던 연옥이의 일기를 읽는 듯 머나먼 추억이 되어 가고 있는데,
생각해 보면 바로 1년 전의 내가 서 있던 곳이다.
청춘의 풍파가 함께 하던 그 때.
아직도 난 내 길을 찾지 못해 외국 까지 나와서 헤메고 있지만,
그래도 난 저기 있던 날 후회 하지 않는다.
난 그게 최선이었고, 그게 나의 한계였다.
지금은 그 한계를 뛰어 넘는 최선을 배우고 있고,
더 성장해야만 한다.
나를 웃겨 주고,
나를 추억에 빠지게 해 주고,
4명의 주연 배우에 푹 빠지게 해 준 이 드라마.
방송국 일에 흥미를 갖게 해 준 이 드라마.
정말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